라민 야말(왼쪽)이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승리한 뒤 리오넬 메시와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무너뜨린 20일. 19살의 스페인 신성 라민 야말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를 껴안으며 위로했다. 축구계의 떠오르는 스타와 현존 최고의 스타가 최고의 무대에서 포옹하면서 새 시대의 아이콘이 탄생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메시와 야말의 특별한 인연이 이 장면에 의미를 부여했다. 19년 전인 2007년 20살의 메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자선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생후 6개월인 야말을 직접 목욕시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야말은 메시에 이어 바르셀로나의 10번을 물려받은 선수로 성장했고, 이날 스페인의 우승에 기여했다.
야말은 메시와 인연을 떠나 어린 나이에 수많은 것을 이룬 선수다. 야말은 15살의 나이에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했고, 16살에 스페인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17살 생일이 갓 지났을 땐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승리에 힘을 보태면서 우승과 함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발롱도르에선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올해 마침내 월드컵까지 들어 올렸다.
메시는 결승전을 앞두고 “야말은 19세의 나이에 이미 세계적인 아이콘이다. (월드컵까지 제패하는) 역사적인 일을 해낼 기회를 잡았다. 그걸 막기 위해 모든 걸 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프랑스의 ‘풋 메르카토’는 야말이 20살이 되기 전 월드컵과 유로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고 전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야말을 포함해 10대 선수가 월드컵에서 우승한 사례는 총 9명이지만, 유로까지 제패한 경우는 없었다는 의미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17살이었던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첫 우승컵(총 3회)을 들어 올렸지만, 남미 최강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 우승 경험이 아예 없다.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선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고미가 18살의 나이로 우승했지만, 유로에선 20대에 접어든 6년 뒤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킬리안 음바페도 19살의 나이에 프랑스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안겼으나 유로에선 우승 경력이 없다. 야말은 나이로만 따진다면 펠레와 베르고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다.
야말은 10대 선수로 결승전에서 득점까지 올린 펠레와 음바페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한 게 옥에 티였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안고 참가한 이번 월드컵에선 단 1골에 그친 여파다. 2년 전 유로 2024에서 1골 4도움으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손색이 있었다. 그럼에도 야말이 10대 선수로 현재 최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야말의 이번 월드컵 우승이 당장 메시의 커리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야말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풍부하게 만들 시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메시가 발롱도르 8회와 월드컵 우승 1회, 월드컵 골든볼(MVP) 2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등으로 쌓은 커리어를 따라잡으려면 긴 시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의 살아있는 전설인 티에리 앙리는 “야말과 메시의 대결은, 미래가 과거이자 현재이자 ‘영원’을 상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