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토론토 대신 다저스와 FA 계약…WS서 재회 "경기에 집중하느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웃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에서 화제를 모은 토론토 블루제이 팬들의 야유를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선수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토론토 팬들의 야유에 대해 "집에서는 그런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솔직하면서 재치 있는 답변을 펼쳐 좌중을 웃겼다.
토론토는 지난 25일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다저스를 11-4로 크게 이겼다. 승리를 확신한 토론토 팬들은 9회초 오타니 타석 때 일제히 "우리는 네가 필요 없어"(We don`t need you)라고 반복적으로 외쳤다.
오타니가 토론토 팬들의 미움을 받은 건 토론토가 아닌 다저스를 택했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2023년 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오타니에게 관심을 표명,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고 계약이 유력한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오타니는 다저스와 당시 북미프로스포츠 최고 대우인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 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아쉬움과 앙금이 남아 있었던 토론토 팬들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오타니에게 야유와 조롱을 퍼부은 것이다.
아쉬워하는 오타니 쇼헤이와 기뻐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팬들. ⓒ 로이터=뉴스1
사흘 뒤 오타니는 '당시 쏟아진 야유에 어떤 심경이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토론토 팬들의 그런 '챈트'(반복적인 노래와 구호)가 멋있었다, 아내가 너무 좋아했고, (나를) 놀리기도 했다"며 "아내한테 그런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오타니는 당시 타석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에릭 라우어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그는 이에 대해 "타석에서도 토론토 팬들의 구호가 잘 들렸다. 무슨 의미로 그렇게 말하는지도 잘 알았다"며 "그러나 경기에 집중했기 때문에 (그런 구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1차전에서 대패를 당했으나 26일 2차전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9이닝 1실점 완투에 힘입어 5-1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오타니는 "야마모토의 투구가 정말 훌륭했다. 팀 동료로서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토론토와 3~5차전을 치른다. 4차전에는 오타니가 선발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