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시애틀 원정경기 7회초 시즌 55호 홈런을 때리고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진화하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 55호 홈런을 때려내며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이미 몇 년 전 메이저리그(MLB) 최고 선수로 올라섰지만, 오타니는 거기서 더 강해지고 있다.
오타니는 29일 시애틀 T 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원정경기 7회초 올해 55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시애틀 좌완 불펜 게이브 스파이어를 상대로 3구째 152.2㎞ 직구를 받아쳤다. 시속 176.2㎞ 타구가 125.6m를 날아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오타니는 최종전 홈런으로 지난해 54홈런을 넘어 빅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시에 다저스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새로 세웠다. 오타니는 지난해 54홈런으로 2001년 다저스 소속이던 숀 그린의 49홈런 기록을 경신했는데 거기서 하나늘 더 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오타니는 이미 포스트시즌 모드다. 자기 기록을 경신한 것도 전혀 놀랍지 않다. 정말 굉장한 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54홈런, 59도루로 초유의 50홈런-50도루 기록을 세웠다. 다저스 2년 차인 올해도 숱한 기록을 남겼다. 최종전 홈런으로 오타니는 다저스 통산 109홈런을 기록했다. 이적 후 첫 2년간 홈런 역대 2위 기록이다. 은퇴한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2001~2002년 텍사스에서 세운 기록과 동률이다. 역대 1위는 베이브 루스가 뉴욕 양키스 이적 후 2시즌(1920~1921년) 동안 기록한 113홈런이다. 올 시즌 146득점으로 구단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1위 148득점 기록에 단 2점이 모자랐다. 내년 시즌 다시 도전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9일 시애틀 원정경기에서 시즌 55호 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9도루와는 차이가 있지만, 올해도 20도루를 채웠다. 개인 통산 4번째 40홈런-20도루(2021, 2023~2025년)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20도루 기록이기도 하다. MLB 역사상 2차례 이상 50홈런-20도루를 기록한 건 오타니뿐이다.
2년 만에 마운드 복귀해 ‘투타 겸업’을 본격 재개했다는 것도 큰 의미다.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타율 0.282에 55홈런 102타점, 투수로는 14차례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 2.87을 기록했다. 55홈런과 동시에 투수로 62삼진을 잡아내며 또 다른 의미의 ‘50-50 클럽’을 만들어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사실상 확정했다. 개인 통산 4번째 영예다. 이제는 또 다른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을 야구 마운드 등판이다. 오타니는 다음 달 1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작하는 신시내티와 3전 2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 중 1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오타니는 올해까지 투수로 통산 528.2이닝을 던졌지만 포스트시즌 투구 경험은 아직 없다.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가 오타니 입단 이후 한 차례도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